예준이에게
예준아, 올해도 네 생일이 왔네.
우리도 올해 이 날을 꽤 오래 기다렸어. 좋아하는 사람의 생일을 기다린다는 게 생각보다 참 기분 좋은 일이더라.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괜히 더 반갑고 뭘 해주면 좋아할까 생각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더 잘 축하해주고 싶어지고 아마 오늘을 기다린 플리들이라면 한 번쯤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 같아
우리는 서로 어디에 있는지도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예준이를 처음 좋아하게 된 순간도 모두 다르잖아.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한 사람도 있을 거고 얼마 전 처음 예준이를 알게 된 사람도 있을 거야. 좋아하게 된 이유도 좋아하는 모습도 저마다 조금씩 다를 테고
그런데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날짜 하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인 것 같아.
누군가는 달력에 미리 표시해두고 누군가는 생일이 가까워지는 걸 세어보고 누군가는 무슨 말을 해줄지 한참 고민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9월 12일을 기다렸겠지?
그렇게 기다리던 사람들이 오늘 여기 하나씩 이름을 남기려고해.
이름도 다르고 예준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다르고 그 이름마다 지나온 시간도 모두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 하나만큼은 꽤 많이 닮아 있을 것 같아.
예준이가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리고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마음
시간이 지나면 오늘도 결국 지나간 날짜가 되겠지?
지금 우리가 얼마나 설레면서 오늘을 기다렸는지 어떤 마음으로 예준이를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조금씩 흐려질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냥 지나가게 두기에는 지금의 마음이 조금 아까웠어.
언젠가 다시 2026년의 9월 12일을 꺼내봤을 때
'그때 나 정말 많이 좋아했구나.' '이 날을 참 오래 기다렸구나.'
그리고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린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그렇게 오늘의 우리를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 많은 이름과 말들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만 전해줬으면 좋겠다.
2026년 9월 12일에도 너의 생일을 기다리고 진심으로 기뻐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있었다는 것.
오늘이 예준이에게도 많이 축하받고 많이 웃었던 날로 남았으면 좋겠어.
그래서 우리가 기다린 오늘을 각자의 이름과 마음으로 여기 한 장씩 남겨둘게.
생일 정말 축하해 예준아.